[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두 교회 이야기-더불어숲동산교회] 교회내 카페·도서관… 공동체의 중심

사회적 협동조합 활동 등 ‘작은 마을 만들기’ 사역… 사회 취약계층 직원 고용

입력 2015-11-25 18:16 수정 2015-11-25 21:18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두 교회 이야기-더불어숲동산교회] 교회내 카페·도서관… 공동체의 중심 기사의 사진
2010년 1월 경기도 화성시 작은 도서관으로 등록된 더불어숲동산교회 도서관 전경(왼쪽). 이도영 목사가 교회의 공공성을 회복하는 사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화성=전호광 인턴기자

경기도 화성 동화길 이원타워빌딩 10층에 위치한 더불어숲동산교회(이도영 목사) 문을 열자 벽면 가득한 책들이 먼저 눈에 띄었다. 원목 책꽂이에 가지런히 정리된 책들은 천장까지 이어져 통나무집을 연상케 했다. 한쪽 카페에선 40대 여성 서너 명이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엄마와 함께 조용히 책을 읽는 어린이들도 있었다.

평일에는 교인보다 지역 주민들이 더 많이 찾는다는 이 교회만의 풍경이다. 이도영(47) 목사는 “워크숍 세미나 등 작은 모임을 하는 단체의 회원들이 특히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이 교회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역주민과 공존하는 교회이기 때문이다. 2010년 개척 당시 이 목사는 지역주민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문화시설이나 사람들이 쉽게 모일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았다. “지역 주민들이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꿈을 꾸었어요. 지역의 필요를 잘 알고 있는 교회가 그 역할을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죠.”

이 목사는 개척 초기부터 ‘작은 마을 만들기’를 사역 키워드로 잡고 지역사회를 섬기는 데 힘썼다. 2011년 말 작은 마을 만들기 NGO인 ‘더불어숲 페어라이프 센터’를 정식 등록했다. 이 NGO를 통해 공정무역 카페, 작은 도서관, 마을학교 등 다양한 사역이 이뤄졌다.

교회는 공정무역 카페를 운영하며 착한 소비운동을 벌였다. 2013년 1월 이 목사는 교인 등 30여명과 출자금을 모아 공정무역 카페를 ‘더불어숲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전환했다. 화성시 1호 사회적 협동조합이다. 이 목사는 “사회적 취약 계층을 직원으로 고용하고 수익금은 팔레스타인 등 분쟁지역에 도서관을 만드는 용도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작은 도서관은 교인과 지역 주민의 자발적인 책 기부로 시작됐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책은 5000여권이다. 교회 공간에선 주민들을 초청해 음악회, 인문학 콘서트, 재능기부 강좌 등을 갖고 있다.

이 목사는 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학교인 ‘꿈의학교’를 운영하느라 여념이 없다. 지난 7월부터 내년 1월까지 진행 중인 꿈의학교는 지역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비전을 심어주는 프로그램이다.

“처음 ‘작은 마을 만들기’ 사역을 잘 이해하지 못하던 교인들도 이젠 이 사역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시민사회 영역을 풍요롭게 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어요. 이 사역을 통해 지역사회를 회복하며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고 싶습니다.”

화성=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