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하나님께서 의로운 자의 고난과 죽음을 잊지 않으신다고 말합니다. 하나님은 그들의 부르짖음을 들으시고 신원해주는 분이십니다. 하나님은 심지어 망자의 부르짖는 소리까지도 들으십니다. 하나님은 형 가인에 의해 억울하게 죽은 아벨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여호와께서 가인에게 이르시되 네 아우 아벨이 어디 있느냐 그가 이르되 내가 알지 못하나이다 내가 내 아우를 지키는 자니이까 이르시되 네가 무엇을 하였느냐 네 아우의 핏소리가 땅에서부터 내게 호소하느니라.”(창 4:9∼10)

예수님도 아벨의 피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의로운 자의 피를 흘린 자들에게 책임을 묻고 정의로운 심판을 하신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의인 아벨의 피로부터 성전과 제단 사이에서 너희가 죽인 바라갸의 아들 사가랴의 피까지 땅 위에서 흘린 의로운 피가 다 너희에게 돌아가리라.”(마 23:35)

무고한 자를 고통스럽게 하는 죄는 공동체를 파괴시키고 비참한 결과를 가져옵니다. 공동체는 억울함을 당한 자들의 피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하나님의 정의가 실현돼야만 언약의 공동체를 세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십자가’를 통해 공동체를 새롭게 세우셨습니다. 십자가는 죄가 가득한 우리를 깨끗케 하여 거룩하게 합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의 보혈로 가해자의 죄를 용서하시고 동시에 피해자도 회복시키시며 위로하십니다.

예수님은 비폭력적이고 자기희생적인 사랑으로 의로운 자의 피의 값을 대신 짊어지셨습니다. 또 죄인들의 정체를 밝히 드러내시고 그들을 패배시키셨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의인의 억울함을 풀어주시고 회복시킨 것입니다. 그들의 피가 잊혀지거나 무의미하지 않도록 하심으로써 하나님의 정의를 이루신 것입니다. 모든 불의와 억울함을 끝내며 인간이 하나님과 화해를 하도록 역할을 다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피는 아벨보다 나은 피입니다. “새 언약의 중보자이신 예수와 및 아벨의 피보다 더 나은 것을 말하는 뿌린 피니라.”(히 12:24)

우리가 외면해서는 안 되는 많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습니다. 헐벗고 굶주린 자들, 억울하게 고통 받는 사람들, 몸이 불편해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 과부와 고아, 마음에 상처를 입은 자들…. 그리스도인들은 그들이 부르짖는 고통의 소리를 들으면서도 가인처럼 “내가 그들을 지키는 자니이까”라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교회는 하나님이 그러하신 것처럼 세월호 유가족을 비롯해 이 땅에서 소외된 자들의 아픔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이란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께서 흘린 의로운 피에 의해 거듭난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 땅에 있는 연약한 자들의 상처와 고통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십자가의 능력으로 이들을 회복시키는 사명을 감당해야 합니다.

교회가 이를 외면하면 하나님이 교회를 외면할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십자가를 의지하며 십자가의 능력을 증거하길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이도영 목사<화성 더불어숲동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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