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03.1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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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위쪽)‘더불어 숲 페어라이프센터(Fair Life Center)’의 모습. 이곳에 있는 모든 가구들은 재활용품이거나 기부받은 물품이다. 주민들은 일회용 컵 대신, 직접 가져온 개인컵을 사진처럼 선반에 올려두고 사용한다.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카페 ‘맑은샘’. 문을 열고 들어서자, 고소한 커피향이 가득했다. 이곳은 공정여행가 임영신씨가 책임을 맡고 있는 공정무역카페 ‘더불어 숲 페어 라이프 센터(Fair Life Center)’다. 구조나 분위기가 여느 커피숍과는 사뭇 달랐다. 왼쪽 벽 너머로는 동네 주민들의 헌책이 빼곡히 들어찬 도서관이 보였다. 커다란 테이블에선 유모차를 곁에 둔 학부모들이 바느질을 하고, 또 한쪽에선 머리가 희끗희끗한 어르신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이곳은 동네 사람들이 언제든 들르는 쉼터이자, 재능 기부 공간입니다. 도서관에서는 대학생들이 동네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하고, 어린이들은 사서를 자청해 책을 정리하기도 합니다. 놀이방에서는 바느질에 소질 있는 학부모들이 ‘만들기 강좌’를 엽니다. 커피를 잘 끓이는 분들은 이곳에서 바리스타로 봉사하고 계시고요. 더불어숲 동산교회(이도영 목사)가 교회 공간의 50%를 지역사회를 위해 열어두고 운영을 전적으로 지원해온 덕분입니다.”
절차도 간단하다. 신청서에 영어, 요리, 미술 등 자신 있는 분야를 적고, 수강생이 모이면, 원하는 날짜에 재능을 기부하면 된다. 묵혀뒀던 재주들을 이웃과 나누면서, 경력 단절 여성들은 자신감을 되찾고, 주민들은 보람을 얻는다.
카페 곳곳에 배치된 물품들도 독특했다. 임씨는 “공정여행가들이 가져온 선물”이라고 했다. “이곳은 공정무역 카페이자 공정무역을 통해 동네에서 세계를 경험하는 공간입니다. 네팔 여성 노동자들이 수공으로 만든 인형, 손바느질로 만들어지는 파키스탄의 공정무역 축구공 등 선반 위에 놓인 물품 대부분이 공정무역 상품입니다.”
주민들은 커피를 마시며 공정무역 커피를 알게 되고, 장식품을 보면서 자연스레 공정무역 상품을 이해하게 된다. 주민들도 나누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카페로 가져온다고 한다.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으면, 카페에서 벼룩시장을 열거나 미술작품 전시회를 열어 수익금을 전달할 때도 있다. 임씨는 이곳이 앞으로 제작될 ‘희망 지도’에 ‘페어 라이프센터(Fair Life Center)’란 이름으로 표시될 날까지, 세상을 이롭게 하는 여정을 계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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