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툴툴툴 예술학교(이번에는 음악학교!) 아이들과

청계광장 세월호 촛불집회에 다녀왔습니다.

아이들이 세월호 아이들을 기억하며 노랫말을 쓰고 멜로디도 그리고

또 솔가와 이란 두 뮤지선이 힘을 더하여 만들어진 노래

<20140416>

의 공연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토요일, 숨막히는 도로를 뚫고 봉담에서 서울로 올라와 늦은 점심을 먹은 아이들,

쉴틈도 없이 식당의 한 공간에서 연습을 한 후 청계광장으로 갔습니다.

본격 리허설 전에 다시 한 번 연습 또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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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무대 리허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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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곤 다시 연습, 또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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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많은 도로 한복판에서도

마음을 담아 열심히 연습을 하는 모습이

참 예뻤던 순간입니다.

이리하여 무대에 올라간 아이들,

실은, 무대 올라가기 전, 집회가 진행되며

순서를 기다리는데 나오는 세월호와 밀양의 영상을 본 아이들이

“우리 공연하면서 웃어도 되요??”

라고 물었을 땐, “응~ 웃어도 되, 웃으면서 해~” 라고 대답은 하였지만

속으론 가슴이 아리고 미안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멋지게 무대에 올라간 아이들,

마음을 담은 첫 곡 <20140416>

가사

곳곳에 걸려 있는 노란리본
울먹이듯 우리에게 나부껴
빨리 떠나버린 작은 생명들
네 생각이 나 눈물이

얼마나 들뜨고 설렜을까
얼마나 차갑고 아팠을까

시간이 흐르고 모두가 잊어도
우리는 기억할게요 울지마요
시간이 흐르고 모두가 잊어도
우리는 기억할게요 아프지 마요

얼마나 차갑고 고통스러웠을까
얼마나 차갑고 얼마나 억울했을까
피지도 못했던 아름다웠던 꽃들
아무 잘못없이 사라져버린 꽃들
씻겨지기 힘든 그들의 상처
두 눈과 두 귀를 막고 자기들의 이익에만 초점을 두고
가만히 계시는 어른들 높으신 분들은 모른척 하는가
왜 비명소리 듣고 먼저 나갔나 부끄럽지도 않은가

죽어가는 아이들 아파하는 사람들
남겨진 아이들 슬퍼하는 사람들

피워보지못한 작은 꽃들아
너무 빨리 저버렸구나
불러봐도 불러봐도 대답없네
이제는 좀 쉬어

시간이 흐르고 모두가 잊어도
우리는 기억할게요 울지마요
시간이 흐르고 모두가 잊어도
우리는 기억할게요 아프지 마요

두 번째 노래를 시작하기 전,

아이들이 다시 망설였습니다.

“웃어? 웃어도 되요?” 라며 속삭인 말이 마이크를 통해 작게 흘러 들어가자

관객중 한 분이 소리쳐 주셨습니다.

“웃어~~~웃어도 괜찮아~ 웃어”

<같이 살자>

가사

개미 지렁이 고라니 호랑이 느릿느릿 발걸음 맞춰봐/ 같이!
먹고 자고 만지고 싸고 필요한 모든 걸 가졌어 /우리!

바람과 물을 따라 여기에 모인 우리
볶아먹고 비벼먹고 무쳐먹고 지져먹고
방귀뽕 트름꺽 아무런 문제없어
두물머리 지렁이

 강정의 고래도
밀양의 할매들

영덕의 대게도
방귀뽕! 트름꺽! / 같이살자

같이 산다는 건 날 덜어내고 너를 채우는 일
같이 산다는 건 내 우주 너의 우주 만나는 일

같이 산다는 건 날 덜어내고 너를 채우는 일
같이 산다는 건 내 우주 너의 우주 만나는 일

같이 살자 같이 살자꾸나
같이 살자 같이 살자꾸나

같이 산다는 건 날 덜어내고 너를 채우는 일
같이 산다는 건 내 우주 너의 우주 만나는 일

아이들의 마음이 어른들의 마음에 닿았는지

노래 후 따듯한 박수소리를 받으며 내려온 아이들

객석에서 웃으라고 왜쳐 준 소리를 듣고 울컥 했다는 아이들에게

즐거운 노래를 더 즐겁게 노래부르지 못하게 한 것이 미안하고

아이들의 목소리를, 생각을 멋지게 내어주는 것이

기특하고 영특하고 멋있었던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Bonus, 집회 공연 후 티벳음식점 “포탈라”에서 저녁을 먹었답니다.

맛난 음식과 깜짝 선물을 주신 티벳인 민수씨(사장님),

귀화 불허가 처분에 싸우고 계신 민수씨가 힘을낼 수 있도록 깜짝 공연 선물을 하였습니다.

힘내요 민수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