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의 더숲 전가족수양회, 모험이었습니다>
모험이었습니다.
주일을 낀 1박 2일의 수양회라는 것이….
오가는 시간 빼면 뭘 해볼 수 있는 일정이 아니었습니다.
두 번째 날은 주일예배만 드리고 자리를 비워야 하기에 더욱 그러했습니다.
설문조사 덕분에 물놀이 할 수 있는 ‘빠지’ 때문에 선택한 장소임에도 물놀이 프로그램이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이건 정말 의외였습니다. 여름에 물놀이를 거부할 줄이야. 하지만 그 덕분에 ‘더숲3.0마을’이라는 프로그램을 할 수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오랜만에 하는 수양회인지라 못 온 사람이 많아 70여명 밖에 참석하지 못하는 것 때문에도 역동성이 떨어질까 봐 염려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 걱정은 모두 기우였습니다.
매우 짧은 시간임에도 알찬 수양회였습니다.
1박 2일 수양회를 통해 우리가 한 가족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더숲3.0’의 비전도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진행팀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게는 첫날 찬양집회와 기도회가 제일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오순절 성령사건처럼 성령을 공동체적으로 경험하는 것만이 공동체를 세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에 더욱 그러했습니다.
찬양팀이 워낙 많이 준비를 했기에 전반부 찬양파트는 걱정이 없었지만 후반부 설교와 기도회는 온전히 제 몫이라 무거운 책임을 느꼈습니다.
찬양 중에 갑자기 마음에 감동이 있어서 보통 때처럼 통성기도만 하지 않고 안수기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계획보다 엄청 긴 기도회가 되어버렸습니다.)
예전 내적치유수양회에서는 몇 시간 동안 하는 설교와 기도회를 연속 다섯 번 정도 해도 너끈했는데 이젠 한두 시간 하는 설교와 기도회도 힘들더군요.
역시 15년만에 하는 안수기도인지라 예전처럼 기름부음이 강력하지 못했습니다.
(다시 예전 성령사역 하던 시절처럼 기도를 쌓아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도해드릴 수 있어서 참 행복했습니다.
성도님들도 오랜만에 뜨겁게 기도했고 함께 기도했습니다.
찬양 중에 있었던 또 다른 마음의 감동은 설교에 대한 거였습니다.
감동대로, 준비한 설교가 아닌 즉흥 설교를 하였습니다.
속마음을 드러내는 설교였습니다.
저도 울고 성도들도 울고….
(나중에 이불킥 할 설교를 한 거죠.)
원고 없이 하는 설교, 마음을 토해내는 설교, 영상을 통해 누가 들을 걸 염두에 두지 않아도 되는 설교, 딱 우리 공동체에게만 할 설교를 울고 웃으면서 하였습니다.
딱 우리 공동체에게만 하는 설교, 사실 이런 설교가 진정한 설교 아닐까요?
성도님들도 마음을 열고 말씀을 받아들여 주셨습니다.
참 좋은 성도들입니다.
참 고마운 성도들입니다.
번외 프로그램으로 밤늦게 장기자랑과 노래자랑을 했습니다.
찬양집회와 기도회 후 노래자랑은 안 좋은 것 같다며 반대의견을 낸 운영위원도 있었지만 준비팀이 잘 진행하였습니다.
뜨겁게 기도하던 분들이 일반사회의 노래를 하며 춤추는 것도 저는 참 좋았습니다.
성속을 넘나드는 것이 필요하지요 ㅎㅎ
여하튼 이번 전가족수양회를 통해 새로 시작할 힘을 얻게 된 것 같습니다.
주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진행팀장님이 비전문가임에도 영상까지 만드셨네요. 사진을 고르느라 얼마나 수고하셨을까요? ㅎㅎ
물놀이는 프로그램 시작 전과 주일 오후에 신청자를 따로 받아서 하였습니다.
커피차가 수양회의 품격을 높여주었습니다^^ 멋지죠?)
(임영신 사모의 글)
5년 만에 함께하는 더숲 수련회.
지구를 생각하고 지역과 함께하는 더숲 3.0을 위해 함께 마음과 시간을 모두는 1박 2일의 여정, 지구를 생각하는 마을, 쉼이 있는 마을, 모두를 위한 마을, 서로배우는 마을로 나누어 함께 먼 곳의 일부터 내게 연결된 삶의 감각을 생성하고 문제의 일부에서 해결의 일부로 나아가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1.5도씨 라이프 스타일 워크숍을 통해 저마다 배출하는 탄소의 양을 계산해보고 어떻게 도넛 경제의 모델을 교회 공동체에서도 지역에서도 함께 일구어 갈 수 있을지 지혜를 모으기도 하고, 탄소중립 앱부터 경기도민 기후소득 앱까지 핸드폰에 하나 하나 다운로드 받으며 여행 이후, 우리의 일상에서 실천해 나갈 걸음들을 계획해 봅니다.
수련회의 하이라이트는 커피차, 1.5도씨 라이프 스타일의 가장 첫 번째 실천으로 바베큐 대신 커피차를 선택하고 1박 2일 동안 다회용 컵을 가져오면 식사 때마다 음료를 리필해 주었습니다.
텀블러를 가져오지 못한 분들을 위해 그릇도서관에서 다회용 컵보드를 가져가 대여해주고 각자의 컵에는 1박 2일 동안 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나 하나 이름을 라벨링 해 줍니다.
모두를 위한 마을에서는 장애인식 개선 오엑스퀴즈와 포괄적 공동체를 일구어 가는 더숲의 가치를 나누고 협력놀이를 함께합니다. 쉼이 있는 마을에서는 전통놀이부터 팩, 안마기까지, 서로 배우는 마을에서는 포크댄스부터 물리치료사인 집사님과 함께하는 건강상담까지 더숲 3.0을 통해 일구어가고 싶은 로걸의 작은 편린을 서로 나누어가집니다.
강당을 오가려면 10여개의 계단을 올라야해 걱정이 되어 몇번이고 어르신들께 ‘힘들지 않으신지’여쭙는데 치매로 주간 보호센터를 다니시는 권사님이 두 세번을 여쭈어도 “재밌다”고 답해 주십니다.
어린 아이들부터 청년, 장년과 어르신들이 함께 모두를 위한 마을, 서로 돌보고 배우는 삶, 지구를 생각하고 지역을 새롭게 하는 공동체를 향해 놓아가는 전환의 걸음, 어렵지만 서로에게 힘이되고 새로운 꿈을 나누어 가는 여정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해봅니다.